2002년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 개최된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한 정상 회의에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를 제창한다. 이후 이 제도가 실행되면서 2019년 10월 현재 21개국에 57개 지역이 FAO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다. 이는 수백 년 이상 전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농업유산이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보존과 관리에 소홀하여 훼손되거나 소멸되는 등의 위기에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었다.
이러한 국제적인 움직임에 따라 2012년에 우리나라도 국가중요농업유산제도를 도입한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도 도입한 이후인 2013년부터 2019년 10월 현재까지 지정된 국내 중요농어업유산은 세계중요농업유산 4개소와 국가중요농어업유산 15개소 등 모두 19개소이다. 이렇듯 농업유산제도는 다소의 시행착오를 넘어 비교적 단기간에 안정적인 정착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세계농업유산은 물론이고 국가농어업유산 조차 없는 것이 강원도의 현실이다. 그리하여 본 조사연구는 선행 농어업유산 지역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하여 압축적인 사업 진행으로 강원도가 지닌 특징적인 농업체계를 갖춘 농어업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고자 했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국내의 세계 및 국가중요농업유산 및 어업유산 지역 19개 지역과 중국, 일본, 필리핀 등의 8개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역의 방문조사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동시에 국가중요농업유산 및 어업유산을 주관하고, 지원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 그리고 해당 시군의 관련 기관을 방문하여 자료 수집 및 제반 사정을 파악하였다.
본 연구는 문헌조사와 현장답사를 통해 얻은 자료 등을 이용하여 강원도의 국가 및 세계중요농어업유산 지정을 위해 극복해야 할 요소들을 찾아내고, 그 추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농업 및 어업유산제도 추진을 통해 강원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이 지역의 높은 신뢰감과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주민들의 소득 향상과 강한 정체성, 그리고 긍지감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즉, 이러한 농업 및 어업유산 등재와 보전을 위한 주민들의 수고와 협력을 바탕으로 과거 농촌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전국적인 새마을운동과 강원도 특유의 신농어촌건설운동에 이은 새로운 농촌 활력 운동의 하나로 인식되기를 기대한다.